미국의 ‘절대적 결의작전’으로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2026년 1월 3일, 새해가 밝자마자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대상으로 전격 작전을 개시해 니콜라스 마두로((Nicolás Maduro) 대통령을 포박해 압송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통치(in charge)’하겠다고 선언했으며, 루비오 국무장관은 베네수엘라 정부의 협력을 강압적으로라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이 우리를 새해 벽두부터 놀라게 한 이 사건에 대한 갈등의 배경 추적하고, 국제적 측면과 군사적인 면에서 시사점을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두 나라 간의 최근 주요 갈등과 위협이 고조된 경과는 다음과 같다. 미국은 2018년 5월,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정권이 부정선거를 통해 당선되었다고 비방하며 경제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 이후 2025년 8월,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이 국제적인 마약 밀매조직에 가담해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며 체포 현상금을 5천만 달러(약 700억 원)로 상향하기도 했다. 이어 미국은 작년 9월 2일, 베네수엘라 마약 운반선을 폭격하기도 했으며, 군사적 위기가 고조되자 11월에는 마두로 대통령이 러시아와 중국, 이란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12월 10일에는 미국 해안경비대가 베네수엘라 영해에서 이란-헤즈볼라와 연관되어 불법 석유 수송혐의로 제재대상에 올라 있던 유조선 스키퍼(Skipper)호를 나포하고 선적물을 압류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었다. 이처럼 미국은 장기간에 걸쳐 외교·경제·군사 등 다방면에 걸쳐 세밀한 준비를 완료하고, 2026년 1월 3일 ‘절대적 결의 작전(Operation Absolute Resolve, OAR)’로 명명된 군사작전을 성공적으로 감행했다.
이번 사건은 세계 각 국에게 큰 파장을 주고 있는데 이를 국제적 측면과 군사적 측면에서 평가해 보면 다음과 같다.
국제적으로 이 사건은 강대국들의 힘에 의한 강압외교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세계 언론들은 이번 미국의 군사작전에 대해 국제질서와 국제법규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의 행동은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행위에 버금가는 불법적이며, 강대국의 힘에 의한 횡포로 해석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미국은 인접 약소국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4년째 전쟁을 지속하고 있는 러시아를 비난할 명분을 잃게 되었다.
유엔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미국이 앞 다투어 인접의 약소국가에 행하는 주권침해로 인해 범세계적 평화유지를 위한 유엔의 역할과 명분이 무색해진 것이다. 유엔 헌장 제2조 4항은 “다른 국가의 영토적 일체성과 정치적 주권을 해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 또는 사용위협을 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 없이 군사력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엔은 어떤 역할도 하고 있지 않다.
미국은 1820년대 제임스 먼로가 주창한 '먼로 독트린(Monroe Doctrine)'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 도널드를 합쳐 ‘돈로 독트린(Don-Roe Doctrine, 또는 돈로주의)’라는 미국 중심의 패권주의 성격의 대외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또한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이 전쟁을 선포하지 않고 ‘특별군사작전’을 개시한다고 한 것처럼, 미국은 이번 군사작전을 ‘범죄자 체포’로 규정하고 작전을 개시했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다른 국가의 주권과 정치체제를 인정하지 않고 군사력 사용의 문턱을 현저히 낮추었다는 우려를 갖게 한다.
군사적으로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은 미국의 힘을 유감없이 과시한 21세기 첨단 군사작전의 전형적 사례였다. 이번 작전은 1989년의 파나마 침공이나 2003년의 이라크 전쟁과는 달리 대규모 작전을 전개하지 않고‘외과 수술식 정권 제거(Surgical Regime Change)’작전이었다. 또한 전통적인 특수부대 급습이나 제한적 타격이 아닌, 정보융합-사이버-정밀 타격-신속 이탈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시스템 수준에서의 군사작전’ 전형이었다고 평가된다. 이는 기존에 국가 단위 전쟁의 핵심이던 무게 중심을 국가 해체, 군대 무력화, 영토 점령으로부터 지도부 개인과 그를 둘러싼 정보・통제 네트워크만을 제거하는 것으로 전환되었음을 증명하였다.
미국은 과거처럼 전쟁을 벌여서 이기는 방식이 아니라, 전쟁을 벌이지 않고도 정치적 결과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군사작전의 페러다임을 전환한 것이다. 이번 작전의 특징은 압도적 병력이나 무기의 우수성이 아니라, 공중・해상・사이버・우주・특수작전 요소가 동일한 시간표로 사전에 통합되어 ‘동시성(Synchronicity)’을 달성한 새로운 사례가 증명된 셈이다. 결국 이 작전은 지리적 성역의 개념이 붕괴하여 ‘국경’이 더 이상 지도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북한과 긴밀한 안보 동맹관계에 있는 러시아와 중국이 발표한 공식 반응은 다음과 같다. 러시아는 미국의 군사 행동을 강력히 규탄하고 국제법 위반으로 비난하며 베네수엘라의 주권 존중을 촉구했다. 러시아는 베네수엘라 문제는 외부 세력이 아닌 베네수엘라 국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비판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주권 침해 행위를 규탄하며, 국제법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일부 분석가들은 미국의 이번 조치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사전에 차단하고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았다.
과거 미국이 북한을 위협세력으로 지목한 사례의 재조명
미국이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사건에 대해 북한 김정은의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과거 북한을 향해 '악의 축', '불량 국가', ‘코피작전’을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그 배경과 당시 반응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첫째, 2002년 1월 29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지목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들 국가가 테러리스트와 결탁하여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보았다. 특히 북한에 대해 "주민들은 굶기면서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로 무장하는 정권"으로 인권 문제와 불법 무기 개발을 지적했다. 당시 북한은 부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규정하고 심각한 정치적 도발로 간주했다. 결국 ‘악의 축’ 발언은 미-북 관계를 경색시키고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북한은 핵 개발에 더욱 매진하는 결과를 낳았다.
둘째, 북한을 ‘불량 국가(Rogue state)’라고 표현한 것은 ‘악의 축’보다 앞서 미국 외교 정책에서 비공식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2기 트럼프 행정부에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이 다시 언급하며 북한을 비판했다. 당시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불량한 국가는 미국"이라고 맞받아치며,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비난했다.
셋째, 트럼프 1기인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 미국은 북한에 대한 ‘코피 작전(Bloody Nose Operation)’을 언급한 적이 있다. 이는 북한의 계속되는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전면전으로 비화되지 않는 선에서 제한적이고 정밀 타격을 가하는 군사적 옵션이었다. 2017년 북한은 6차 핵실험과 수차례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감행하며 미국을 위협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 내 강경파들은 북한의 위협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외교적 압박과 더불어 실질적인 군사적 옵션을 검토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은 미국이 대북 군사 행동을 감행할 경우 전면전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북한은 미국의 행위를 주권 침해로 규정하고, 미국 본토와 태평양 작전지대 내 미군 기지들에 대한 타격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굴복하지 않고 핵 무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했다.
이 사건을 보는 김정은은 무슨 생각을 할까?
북한은 과거에 미국으로부터 ‘악의 축’, ‘불량국가’, ‘코피작전’의 대상으로 지목되었던 기억을 갖고 있다. 그 중심에 있었던 북한의 김정은 입장에서 이번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격해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북한과 베네수엘라는 1974년 수교 이후 반미 전선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이번 베네수엘라 사태를 미국의 '제국주의적 침략'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처럼 북한은 반미 연대 차원에서 베네수엘라를 지지하고 미국의 군사 행동이 국제 질서와 한반도 평화에 미칠 위험성을 경고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이 사건에 대해 "가장 엄중한 형태의 주권 침해"이자 "유엔 헌장과 국제법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정은은 이 사건을 미국의 '불량배적이고 야수적인 본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규정하고, 미국의 강압적인 정권 교체가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이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지켜보면서 '참수 작전(斬首作戰, Decapitation Strike)'에 대해 현실적인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향후 김정은의 신변 경호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왜냐하면 북한은 과거 미국으로부터 ‘악의 축’, ‘불량국가’, ‘코피작전’의 대상으로 지목되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를 목도한 김정은이 꽤나 큰 충격을 받기는 하겠지만 곧장 자신은 '마두로와 다르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 이유는 이번에 베네수엘라가 워싱턴의 작전에 저항할 수 없었던 것은 ‘비핵국가였다’는 점을 들어 핵무기가 정권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신념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우려와 제재 속에서도 핵무력 증강을 계속해 왔고, 앞으로도 더욱 '핵 무력'에 대한 집착이 커질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이 사건 직후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하며, 최근의 지정학적 위기가 자신들의 핵 억제력 강화를 정당화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내부적으로 김정은의 신변 경호를 강화하는 동시에, 주민들을 향해 '미 제국주의의 침략적 본성' 등 내부 선전 소재로 활용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이 소식을 주민들이 볼 수 없는 대외 매체를 통해서만 보도했고, 내부적으로는 일체 함구하며 정보 확산을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베네수엘라와 유사한 권위주의 체제라는 점에서 주민들에게 체제 위협을 연상시킬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외적으로 북한은 러·우 전쟁 파병으로 러시아와 혈맹 관계로까지 발전했으며, 지난해 중국 전승절 80주년 참석을 계기로 북·중 관계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교안보적으로 자신감에 차 있다. 그런 면에서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계기로 범 사회주의권 연합을 단결시키는 동시에 북미대화에는 더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갖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동시에 미국의 적극적인 군사 작전에 북한은 큰 압박을 느낄 것이며, 김정은 입장에서도 계속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거부하는 것은 큰 도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결국 미북 간의 협상 가능성이 좀 더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배제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미 두 차례 북미 회담을 통해 대화를 한 바 있고, 지난해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김정은이 북미대화를 크게 두려워하거나 긴장하지는 않고 나설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반면, 북한은 한국과는 당분간 적대적 두 국가관계를 주장하면서 일체의 대화나 교류 협력을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국은 조급하게 대북정책을 구사하여 ‘미리 패를 보여주거나 먼저 내려놓는 등’의 단편적 조치보다는 보다 장기·전략적인 시각으로 대북 통일정책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물론 한국은 이러한 때일수록 한미 동맹을 견고히 한 가운데 우방국과의 우호관계를 강화하고 국제적인 위상에 맞는 전략적 외교안보정책을 구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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